잠 많이 자도 아침마다 피곤하다면?…“우울증의 특정 유형일 수도”

호주 시드니대 등 공동연구팀, 우울증 진단 경험 성인 1만 1,380명 분석
과다수면·아침 피로 등 두드러진 환자, 발병 이르고 항우울제 효과 낮아
수면·생활리듬 고려한 맞춤 치료 연구 필요성 제시
우울증 환자가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고 아침마다 심하게 피곤하다면, 특정한 우울증 유형을 보여주는 단서일까. 호주 시드니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이 우울증 진단 경험이 있는 성인 1만 1,380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 질문을 살폈다. 연구진은 수면과 생활리듬에 따라 환자들을 나눠 증상·약물 반응·유전적 특성을 비교하고, 이러한 구분이 맞춤 치료의 단서가 되는지 탐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온라인 설문으로 보고한 우울증 증상과 수면 습관, 항우울제 복용 경험을 유전 자료와 함께 분석했다. 분류 기준은 △계절에 따른 상태 변화 △늦은 수면 시간대 △근무일과 쉬는 날의 수면 시간대 차이 △저녁형 성향 △아침 피로 △우울증이 심할 때의 과다수면 등 여섯 가지였다. 이 가운데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한 2,604명, 전체의 약 23%를 '일주기성 우울증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는 수면과 하루 생활리듬에 관련된 특징이 여러 가지 겹쳐 나타나는 우울증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연구진이 적용한 분류로, 확립된 별도의 진단명은 아니다.
이 집단에서 과다수면을 보고한 비율은 84%, 아침 피로는 83%, 저녁형 성향은 68%로 나타났다. 우울증이 처음 시작된 평균 나이는 18.7세로, 세 가지 미만의 기준에 해당한 비교 집단의 23.2세보다 약 4.5년 빨랐다. 자살 생각과 심리적 고통도 더 심하게 보고했다. 우울증을 열 차례 이상 겪었다는 응답은 52%로, 비교 집단의 36%보다 많았다.
약물 반응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일주기성 유형에 해당하는 참가자들은 흔히 사용하는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의 효과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부작용도 더 많이 보고했다. 유전 분석에서도 주요 우울증과 불안, 양극성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에 대한 유전적 위험 점수가 높았다. 수면 특성으로 나눈 집단이 증상과 약물 반응뿐 아니라 유전적 특성에서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교신저자인 에밀리아나 토니니 시드니대학교 뇌·정신센터 소속 연구자와 공동연구진은 과다수면과 아침 피로 등 수면·생활리듬 관련 특징을 통해 우울증 환자의 서로 다른 유형을 구분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찾는 접근을 제안했다. 다만 이러한 분류가 실제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는 추가 연구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Clinical and genetic correlates of a circadian subtype of depression in the Australian Genetics of Depression Study: 호주 우울증 유전학 연구에서 일주기성 우울증 유형의 임상적·유전적 연관성)은 2026년 10월 학술지 ‘영국정신의학저널(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
Source: 하이닥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2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