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우면 못자요” 전등 켜놓고 잤더니…3년뒤 심장·뇌에 벌어진 일

야간 빛 노출 많을수록 심장건강 악화
심부전 발생위험 29%·뇌졸중 33%↑
약한 빛도 생체리듬 교란시켜 악영향
밤에 불빛에 노출된 채 잠을 자는 습관이 심장 구조와 기능에 좋지 않은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침실을 환하게 밝히는 수준이 아니라 비교적 약한 빛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수축 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15일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1만1071명을 대상으로 야간 빛 노출과 심장 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손목에 빛 센서가 내장된 기기를 착용하고 7일 동안 생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밤에 참가자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빛에 노출되는지를 측정했다. 이후 약 3년 뒤 심장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밤 시간대 3럭스(lux)를 넘는 빛에 얼마나 노출됐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야간 빛 노출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장의 구조와 기능에서 좋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했다.
야간 빛 노출이 높은 사람은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좌심실 질량이 2.4% 컸고, 좌심실 벽의 평균 두께도 1.5% 두꺼웠다.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수축하는 기능을 보여주는 심근수축분율은 1.9% 낮았다. 좌심실뿐 아니라 우심실과 좌심방에서도 구조와 기능의 불리한 변화가 관찰됐다.
밤에 빛을 많이 받을수록 심장의 변화도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실제로 야간 빛 노출과 심장 변화의 연관성 가운데 약 24~49%는 수면시간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심장 MRI 분석과 별도로 최대 7만3286명을 대상으로 야간 빛 노출과 실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추적했다. 약 8~10년간 추적한 결과 야간 빛 노출이 높은 사람은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심부전 발생 위험이 29% 높았다. 심근경색 위험은 24%, 뇌졸중은 33%, 심방세동은 15% 높았으며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 26% 높게 나타났다.
밤의 빛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에는 생체리듬이 있다. 빛은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핵심 환경 요인이다. 밤에 인공조명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와 수면을 비롯한 생체리듬이 교란될 수 있다. 혈압과 심박수, 심장 대사 등도 하루 주기의 영향을 받는 만큼 장기간의 야간 빛 노출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 만큼 밤에 빛을 켜놓고 자는 것이 심장 구조 변화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자의 대부분이 백인이었고 빛 노출 역시 7일 동안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야간 빛 노출이 많을수록 여러 심장 부위에서 불리한 구조 변화와 잠재적인 기능 저하가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짧은 수면시간과 관련돼 있었다”며 “어두운 수면 환경과 충분한 수면이 심혈관 건강에 중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Sour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it/12152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