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잠 잘 잔다? 7만명이 보여준 ‘의외의’ 결과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침 알람을 맞춰놨는데, 막상 눈을 뜨니 몸이 무겁다. 그냥 운동을 포기하고 조금 더 잘까? 아니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운동을 할까? 전날 잠을 설쳤다면 더 고민이 된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수면과 운동은 모두 건강에 중요하다. 어느 한 쪽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포기할 수 없다. 약 7만1000명의 생활 데이터를 3년 반 동안 살펴본 연구 결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많이 움직였다고 해서 그날 밤 반드시 잠을 더 잘 잔 것은 아니지만, 잠을 잘 잔 사람은 다음 날 활동성이 더 좋은 경향을 보였다.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수면 센서와 손목형 건강 추적기를 사용한 7만96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침대 밑에 설치하는 수면 측정 장치와 손목형 활동량 측정기를 사용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Medicine’에 지난해 게재됐다.
잠 잘 잔 사람이 다음 날 더 움직였다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수면과 다음 날 활동량 관계였다. 연구를 소개한 미국의 ‘멘스 헬스(Men’s Health)’ 최근 기사에 따르면, 충분히 잠을 잔 사람은 하루 평균 약 8000보를 걸은 반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약 5000보에 그쳤다. 하루 동안 걷고 움직이는 전체 활동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수면 시간이 짧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이 상당수 겹쳤다. 7~9시간을 자면서 하루 8000보 이상 걸은 사람은 전체 12.9%였지만, 7시간 미만으로 자면서 5000보 미만을 걸은 사람은 16.5%였다.
물론 이것을 잠을 적게 자면 무조건 3000보를 덜 걷는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관찰 연구로 수면 부족이 활동량 감소를 직접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생활 습관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 결과가 제시해준 방향성은 분명했다. 전날 활동량이 다음 날 수면에 미치는 영향보다, 수면이 다음 날 신체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운동하려고 잠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 결과가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순서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운동을 하면 피곤해서 잠을 잘 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운동은 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반대 방향, 즉 잘 자고 난 뒤 다음 날 몸을 움직이는 패턴도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운동 시간을 확보하겠다고 수면 시간을 일부러 줄이는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운동하려고 잠을 줄였는데, 하루 종일 피곤하고 움직임까지 줄어든다면 결과적으로 운동 한 번을 추가한 대신 하루 전체 활동량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운동을 따로 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운동은 헬스장이나 러닝처럼 ‘운동 시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걷기, 계단 오르기, 집안일, 외출처럼 하루 동안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것도 모두 활동량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운동보다 잠이 먼저일까
이번 연구만으로 운동보다 잠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수면과 신체 활동은 서로 영향을 주는 건강 습관이고, 이번 연구 역시 관찰 연구이기 때문이다.
다만 운동할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잠부터 줄이는 것보다, 충분히 자고 다음 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무겁고 전날 잠까지 부족했다면, 무리해서 고강도 운동을 하기보다는 출근이나 외출 때 조금 더 걷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식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잠과 운동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줄여 운동 시간을 만드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다. 잘 자는 것이 운동 시간을 갉아 먹는 습관이 아니라 어쩌면 다음 날 몸을 잘 움직이게 만드는 준비 과정일 수도 있다.
Source: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9/18/2026091801988.html)
